[글마당] 비애
무릎이 아파와 두들기고 서 있는데 삐끗하셨나 봐요 조심하세요 한탄을 토하듯 구겨진 내 마음 위로하시나요 부아가 난다 씩씩하게 걷는 나를 보시지요 멀리 흐르는 구름, 강물은 종일 흘러도 아프다 소리 안 하는데 또다시 한숨이 발사되고 폭발한다 목마른 사하라 모래언덕 걷듯 쌕쌕 소리 잘 못 간수한 나를 추궁하시나 옆으로 옆으로 쏠려지는 발걸음 잠시 멈춘 그림자 바라본다 외로움이 습격해 온다 여기는 어디인가 흐려지는 시야 건너편 언덕으로 마지막 햇살이 찬란하다 밤을 재촉하는 엄경춘 / 시인글마당 비애 사하라 모래언덕 건너편 언덕 마지막 햇살